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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모르는 아이 언어
이름: 관리자    작성일자: 2015-11-25 05:09    조회수: 1975    


중고등학생인 자녀와 소통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주는 ‘알짜배기’ 팁을 꼽으라면 스마트폰 카카오톡 메시지로 대화를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쉽게 반응을 하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할 때보다 편안히 아이들 곁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러려면 아이들 용어(은어)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은어를 사용하는 부모에 대해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학기 초에 개설한 ‘단체 카톡방’(물론 아이들은 내가 없는 방도 따로 만들었을 것이다)은 중요한 전달 사항이 있을 때 이용하면 참 효과적인데 아이들끼리 대화할 때는 대체로 침묵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쓰는 용어가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은어는 해가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언어라 볼 수도 없는 자음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ㄱㅅ’은 ‘감사’, ‘ㅈㅅ’은 ‘죄송’이라는 말이고 ‘ㅇㄴ’은 ‘아놔(감탄사)’다. ‘ㄱㅎ’ 은 ‘극혐. 극한 혐오(매우 싫다는 뜻)’, ‘ㄷㅊ’은 ‘닥쳐’의 준말이다. 또 ‘제목이 곧 내용’이라는 뜻의 ‘ㅈㄱㄴ’도 자주 사용한다. ‘ㅂㄷㅂㄷ’은 ‘부들부들’이며 ‘헐’ 대신 ‘ㅎㄹ’만 쓰기도 한다. 할 말이 없을 때나, 알 수 없는 단어를 늘어놓을 때, 그러나 뭔가 대꾸를 해주어야 할 때는 ‘ㅋㅋㅋ’로 적절히 대답하면 된다.


또 줄임말이 많이 사용된다. “고터에 생선 사러 가자”나 “파바에서 만나”는 대체 무슨 말일까? 이는 “고속터미널에 생일 선물(생파는 생일 파티) 사러 가자” “파리바게트에서 만나자”는 말이다. '버카충’은 ‘버스 카드 충전소’를 줄인 단어라고 하니 “버카충 잠시 들를게요”라는 말에 당황하지 않도록 하자.


또한 합성어나 파생어 등 말과 말의 결합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특히 재미있는 건 접두사 ‘개’가 긍정적으로도 쓰인다는 사실이다. ‘개웃기다’, ‘개재미있다’, ‘개맛있다’ 등 기성세대에게는 부정적인 의미였던 ‘개’가 ‘매우’, ‘몹시’라는 긍정의 의미로 쓰인다. ‘꿀잼(매우 재미있다)’, ‘꿀알바(매우 좋은 아르바이트)’의 ‘꿀’도 ‘매우 좋은’이라는 뜻이다. 이 둘을 합성해 더 강한 의미의 ‘개꿀’, ‘개꿀잼’도 쓰인다. ‘드립(순간적인 재치, 애드리브를 비꼬아 이르는 말)’은 ‘이럴 때 이런 드립을 친다’와 같이 사용되며 주로 ‘개드립(말도 안 되는 얘기할 때 비꼬아 이르는 말)’, ‘패드립(부모 욕을 할 때 쓰는데 주로 요즘 아이들의 폭력의 원인이 될 때가 많다)’처럼 확장되어 쓰이기도 하니 알아두면 좋다.


어원이 외국에서 온 말이거나 인터넷 만화나 게임 용어에서 온 말도 있다. ‘어그로’라는 말은 ‘관심을 자기에게 집중시키는 것’을 말하며, ‘덕후’는 ‘오타쿠(한 가지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을 비꼬아 하는 말)’의 변형어다. ‘디스’는 ‘못마땅한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랩에서 온 말인 듯하다.


어원을 알 수 없는 말도 있는데 ‘째다(도망가다)’, ‘빡치다(화난다)’, ‘쩐다(긍정적 의미의 놀랍다)’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 말들도 자음만 쓰이거나 다른 말들과 결합하여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맥락을 보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은어 사용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알아 둘 필요는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표현으로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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