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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참여하는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 중요
이름: 관리자    작성일자: 2016-04-07 10:02    조회수: 1762    
스스로 참여하는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 중요
  [임윤희장학사]

지난 2015년 9월 '2015 개정교육과정'이 발표되었다.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은 다소 준비기간이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가장 큰 핵심은 학습량 감축이다. 교육과정에 너무 많은 내용이 상세히 담겨 있으면 교과서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그 내용을 임의로 빼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교육과정은 바뀌지만 교과서 내용은 계속 순서와 학교급만 바뀔 뿐 여전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면 교사들은 그 내용을 다 가르쳐야 한다는 압박감에 '진도 빼기의 여왕'에 도전하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다른 교육과정과 달리 개정과정에서 많은 현장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했고, 나 역시도 교육과정 소위원회에 참가하여 그런 입장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렇다면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많은 학습내용을 감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핵심적인 역량을 키워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을 키우기보다 지금 바로 할 줄 아는 학생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을 통해 생각하는 힘이 인간만이 가진 유일한 능력이라는 것이 오만임을 확인하였다.
 
그럼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는 것으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에 이길 수 있을까? 2015 개정교육과정은 이와 같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고자 잦은 교육과정 개정이라는 오명을 무릅쓰고 발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학습량이 줄어드는 것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수업시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학습량이 줄어들었다면…. 결국 교과서 진도를 나가기 위해 빠른 속도로 달릴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탐구하고 생각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이 아니어도 지금 학교 현장에는 질문이 있는 수업, 혁신학교 수업모형 등을 통해 수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수업의 변화의 핵심에는 학생활동중심 수업이 자리하고 있다.
 
2011년 나는 '세상에 선물하기'라는 학생활동중심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중 서울 상위권대학교 경상계열학과에 다니는 학생으로부터 택배상자를 받았다. 상자 속에는 자신이 특허를 낸 문구와 사용법이 적혀 있었다. 중학교 시절 내신 80%대로 별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 학생은 모둠별 신문활용수업을 정말 싫어했다고 한다. 준비물을 항상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인기 없는 실업계 학교(지금의 특성화고)에 진학하여 동아리활동을 하던 중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중학교 때 자신을 괴롭힌 모둠수업의 원인을 스스로 해결하기로. 그래서 만든 것이 '자펀치'라는 신문스크랩 도구였다. 이를 인정받아 학생은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기회만 되면 이 학생의 사례를 활용하였고 그 후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2011년 당시만 해도 문구점에서 찾기 힘들었던 자펀치가 유명 대학 매점에서 수정테이프, 투명테이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팔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나는 내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학생이 가진 능력은 새로운 물건을 발명하고 특허를 낸 능력이 아니라, 힘들게 만든 자신의 발명품을 누구에게 알리면 홍보가 될지를 알아보고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문제해결능력, 의사결정능력!!! 우리는 이것을 21세기 핵심역량이라 한다. 이 학생이야말로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학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지식의 융단폭격을 받았지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참여해 보면서 스스로 굳은살이 생기고, 근육이 키워져 어느덧 사람들이 달인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학습량은 감축되어야 하고, 학생활동중심 수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려면 학생이 지금 당장 어떤 상태인지가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높은지를 보는 선발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학교생활을 잘해야 좋은 학교 간다는 말, 믿어도 되나요? 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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