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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활동, 엄마표 진로교육 만들다
이름: 관리자    작성일자: 2016-06-08 04:42    조회수: 1830    

학부모활동, 엄마표 진로교육 만들다

학부모활동, 엄마표 진로교육 만들다 이미지 1

 

“아이에게 장래 희망이 없더라고요.” 고등학교 2학년인 민석 군과 중학교 2학년인 재석 군, 늠름한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 민희정씨가 아이들의 진로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4년여 전 맏아들 민석 군의 변화를 깨닫게 되면서부터다. “어렸을 땐 꿈이나 장래 희망이 많은 아이였는데 자라면서 점점 하고 싶은 일이나 되고 싶은 것이 없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 무렵 중학생이 된 아들에게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을 물으니 “경영학과를 나와 CEO가 되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돈을 많이 벌 것 같아서”였다. 그제야 희정씨는 학교는 물론 엄마인 자신조차도 아이에게 제대로 된 진로 교육을 해주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희가 살고 있는 경기도 시흥은 교육이나 문화 인프라가 적은 곳인 데다 고교 입시 비평준화 지역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학교는 물론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진로보다 진학 문제를 더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아이에게 진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깨달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쉽게 가늠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민석 군이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무렵, 연성중학교에서 학부모회 활동을 통해 다른 엄마들과 힘을 합쳐 진로 교육을 하기로 했다.



 

엄마들이 힘을 합쳐 만든 워크북과 ‘직업인들의 만남’ 프로그램
 

“사실 학부모회가 하는 일은 참 뻔한 것들이 많거든요. 학교 행사 보조, 화단에 나무 심기 등 단순 노력 봉사들이었죠. 이왕 힘들여 하는 일이라면 아이들한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해보자 해서 다른 엄마들과 의기투합하게 됐어요. 진로 교육도 아이를 잘 아는 엄마들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 결과 연성중학교 학부모회의 엄마들은 1학년에는 봉사를 통한 직업 체험이 가능하도록 ‘가족 봉사단’ 프로그램을, 2학년에는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를 가지게 하고 작가와의 만남으로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독서 환경’ 프로그램을, 3학년에는 학부모가 진로 교육을 지원하는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학년별 어머니들끼리 팀을 이뤄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진행에 앞장섰다. “엄마들이 모여서 직접 이런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계획서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니까 학교 측에서도 행정적인 도움을 많이 줬죠.”

아이들의 진로 교육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인 ‘직업인과의 만남’을 위해 희정씨를 비롯한 학부모회 어머니들이 직접 나서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전문인들을 선정하고 섭외해 강사로 초빙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몇 가지 문제점이 있더군요. 다양한 직업을 알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프로그램인데,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 이외의 직업인들이 하는 강의를 지루해할 때가 많았어요.” 고민하던 희정씨는 결국, 직접 진로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인 ‘워크북’을 만들기로 하였다.

‘워크북’은 단계별로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적성을 찾고, 그에 맞는 직업과 직업관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게 만드는 진로 노트다. 학생들은 ‘워크북’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커리어넷(www.careernet.re.kr)에서 직접 자신의 적성을 검사하고 직업을 선택한 후, 그 배경 지식을 조사하고, 자신들이 만날 직업인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찾게 된다. 또, ‘워크북’의 마지막에는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명함을 만드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워크북’을 작성하고 나면, 학생들은 ‘워크북’의 결과를 토대로 저희가 섭외해온 전문 직업인들 중 자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1지망에서 3지망까지 선택하게 했어요. 그렇게 하니까 아이들이 ‘직업인과의 만남’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죠.”

강의를 하러 온 직업인들은 현장에 직접 학생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한 방송 촬영 감독은 그 후 아이들을 꾸준히 지도해줬고, 요트협회 회장은 방과 후 체험을 지원해줬다. 독서 프로그램 중 ‘작가와의 만남’에 초청된 작가는 리더십 수업에 참여해주기도 했다.

“막연히 파일럿을 동경하던 어떤 아이는 우리가 섭외한 대한항공 정비사의 강의를 듣고, 직업 현장에 갔던 경험을 살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정하게 됐어요. 또 올해 고3인 아이는 곧 있을 대학 입시에서 항공운항과에 지원할 계획인데, 그때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쓴다고 하더군요. 진로 교육이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아이의 스펙을 쌓은 것이죠.”

 

 

진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소재를 꾸준히 제공하라


희정씨의 둘째 아들 재석 군도 엄마표 진로 교육을 통해 적성과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원래 재석이는 그림에 소질이 있어서 막연하지만 언젠가 디자이너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워크북’을 통해 알게 된 재석이의 적성에 맞는 직업은 오히려 이과 쪽인 프로그래머에 더 가까웠다.

“‘직업인과의 만남’에서 2지망이었던 전자 엔지니어의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비록 2지망이었지만 제가 몰랐던 많은 것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죠. 그 후에 게임이나 웹 서핑 등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래밍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첫째 민석 군도 마찬가지로 ‘직업인들과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전 방송 촬영 감독님의 강의를 들었거든요. 촬영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생겼지만 그보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직업관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100세 시대에 평생 한 가지 일만 하며 사는 것은 따분하지 않느냐, 진로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두고 많은 경험과 공부를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셨죠.” 희정씨는 “처음부터 아이가 희망 직업을 고르고, 그것을 위해 계획을 짜는 등 많은 것을 바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래 희망이 없거나, 몇 가지 직업밖에 모르던 아이가 수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지하게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생각하게 된다면, 진로 교육의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이다.

“예전에는 ‘나중에 뭐가 될래’라는 질문에 ‘돈이나 벌지, 뭐’ 하고 시큰둥하게 말했던 아이가 ‘워크북’ ‘직업인과의 만남’ 등의 경험을 한 뒤에는 편안하게 적성과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요. ‘엄마가 보기에 내가 잘하는 건 뭐 같아?’라고 묻고 제 대답에도 귀를 기울이죠. 진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소재를 계속 제공해주는 게 중요해요.”

연성중학교에서는 엄마들이 만든 ‘워크북’의 효과를 인정해 수업 자료로 채택하고, 또 이를 수행평가에 반영하기도 했다. 엄마 희정씨의 진로 교육에 관한 노력은 그 외에도 다양하다. 교과부가 직업능력개발원에 위임하여 진행 중인 ‘진로 교육학교 모니터단’ 활동은 물론 진로 교육 관련 포럼들에 토론자 자격으로 다수 참여하고 있다. 그런 활동들의 결과로 교과부가 공모한 ‘학부모 학교 참여 우수사례’에서 3년 연속 수상해 작년에는 부상으로 일본 도쿄를 찾아 중?고등학교의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이를 학부모 활동에 적용하기도 했다. “일본은 진로 교육을 위해, 지역사회의 직업인들에게 교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직업인을 초청하여 진로 교육을 할 때 인원수가 채워지지 못하면 그 강의 자체가 취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단 한 명의 학생이 요구를 한다고 해도 직업인이 들어와 관련 정보와 배경지식을 아낌없이 전해준다고 해요. 그게 참 부러웠어요. 우리나라 학교에서도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진로 교육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진로 교육은 엄마 또는 학교가 바라는 진로로 아이들을 이끄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미래란 기회와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엄마표 진로 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민희정씨가 아이들의 진로 교육을 위해 직접 제작한 워크북은 현재 도덕 시간에 수업 자료로 쓰이며, 수행 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학교에 적극 제안하라
최근에는 진로 교육에 대한 학교의 관심이 높아져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우리 아이의 진로 교육에 도움이 될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학교에 적극 제안해보자. 단, 구두가 아닌 계획서를 통한 합리적인 제안 방식이 효율적이다. 만약 혼자서는 힘에 부친다고 느껴진다면,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회를 적극 활용해보자. 학부모들의 수요 조사나 충분한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학교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진로 교육, 엄마가 먼저 받자
엄마의 진로 상담은 학교에서의 진로 상담보다 더 큰 영향력을 지닌다. 그런 만큼 잘못된 진로관은 우리 아이에게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 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등에서 실시하는 진로 교육 및 학부모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주목해보자.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진로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다.


흥미?적성 검사 사이트를 활용하자
흥미?적성 검사는 아이가 어떤 유형인지, 그 유형을 가진 아이들이 어떤 전공?직업을 선택하는지를 참고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이다. 하지만 학교나 상담소에서 하는 검사는 아이들이 진지하게 임하지 않거나, 자신을 몰라서 질문에 대답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정도를 안 뒤 검사하면 더 효과적이다. 흥미 검사는 한국가이던스(
www.jinhak.or.kr)의 홀랜드 진로 탐색을 활용하거나 한국고용정보원(www.work.go.kr/youth)의 청소년용 직업 흥미 검사를 이용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적성 검사도 가능하다. 적성 검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www.career.go.kr)에서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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